작년에는 <검은 신화: 오공(黑神話: 悟空)>이 플레이어들을 환상적이고 전설적인 서유(西遊)의 길로 이끌었으며 올해 초, 어린 나타(哪吒)는 풍화륜(風火輪)을 타고 세계 영화사 순위권에 올랐다. 최근 또 다른 중국 IP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털이 덥수룩하고 이빨이 뾰족하며 귀가 긴 ‘못생겼지만 귀여운’ 꼬마 요정인 라부부(LABUBU)가 전 세계 아트토이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런던까지, 밀라노에서 도쿄까지, 라부부를 구하기 위해 주요 도시의 팝마트(泡泡瑪特, POPMART) 매장 앞에서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연예인과 정치인, 남녀노소 모두 이 꼬마 요정에게 사로잡힌다. 라부부는 새로운 세대의 슈퍼 IP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으며, 동시에 중국 문화를 통한 해외 진출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완벽하지 않은 작은‘몬스터’

　라부부는 중국 홍콩 예술가이자 팝마트 계약 예술가인 룽카싱(龍家升, Kasing Lung)이 창작한 북유럽 숲의 요정 이미지다. 이 이미지는 2015년에 탄생했으며, 룽카싱의 그림책인 <요정 3부작>(<신비한 부르카>, <페두와 소녀>와 <미로 레퀴엠>)에서 유래되었다. 2016년, 팝마트는 라부부를 ‘The Monsters’ 시리즈 랜덤 박스에 포함시켜 공식적으로 아트토이 IP로 만들었다.

　하나의 작은 바이닐 플러쉬 인형은 완전한 캐릭터와 배경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라부부족은 요정의 숲에 살고 있으며, 구성원은 약 100명이다. 9개의 날카로운 송곳니와 곧게 서 있는 뾰족한 귀, 장난기 넘치는 웃음이 그들을 상징하는 특징이다. 라부부가 언제 탄생했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그들은 매우 오랫된 생물이며 심지어 쥐라기 시대보다 더 오래되었을 수도 있다는 것만 알고 있다. 라부부의 키는 고양이 정도 되고, 성격은 장난스럽고 낙천적이며, 마음은 착하고 순수하여 대부분이 말괄량이 여자 아이들이다. 집단 내 변이 개체인 ZIMOMO가 유일한 남자 아이로 키는 라부부보다 두 배 크고 꼬리를 가지고 있으며, 라부부 집단의 리더다. 같은 라부부 가문인 MOKOKO는 핑크색 털에 하얀 배, 꼬불꼬불한 속눈썹과 하트 모양의 작은 코를 타고났다. 요정의 숲에는 라부부 외에도 TYCOCO, YAYA, SPOOKY, PATO 등의 요정들이 있다.

　라부부의 창작자는 그들에게 완전한 세계관을 부여하여 원래 종이에 그려져 있던 이미지를 생동감 있고 입체적으로 변화시켰으며, 산업 원료로 만들어진 몸체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그림책에서 유래한 꼬마 요정 캐릭터는 동심이 넘치고, ‘사악한’ 외모와 다른 순수한 성격으로 ‘반전 매력’이 넘친다. 많은 라부부 팬들이 라부부를 처음 보면 조금 이상하지만 자세히 보면 매우 사랑스럽다고 감탄한다.

　세계의 총애를 받는 꼬마 요정

　이 못생긴 꼬마 요정은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거나 심지어 프리미엄을 감수하고 인수하기도 한다. 이는 분명히 그 재료의 가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문화와 감정의 기탁 때문이다.

　라부부는 정서를 판매한다. 라부부의 팬층 중 상당 부분은 젊은 Z세대다. 그들은 새로움을 추구하고 정형화된 이미지를 거부한다. 라부부의 ‘못생겼지만 귀여운’ 외형은 인형이 반드시 귀여워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려 젊은이들의 취향을 정확히 자극한다. 또한 랜덤 박스의 방식은 다양한 이미지의 작은 인형들은 수집 가치를 가진다. 예를 들어, ‘앉아있는 파티’ 시리즈에는 다양한 앉아있는 자세의 라부부가 포함되어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트토이라는 상품이 본래 ‘감정 소비’의 대상으로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굿즈’처럼 쓸모없지만 소비자에게 감정적 가치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어떤 사람들은 라부부를 보면 매우 행복하다고 느끼고, 또 어떤 사람들은 라부부가 함께 있어서 자신의 직장 불안을 완화시켰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자신을 기쁘게 하고 만족시키기 위해 구매하고, 동화 세계에 대한 동경때문에 좋아하고 자기 자신의 개성적인 표현의 필요에 의해 추구하기도 한다.

　라부부는 공감도 전하고 있다. 최근 라부부는 많은 예상치 못한 장면에 등장하고 있다. 리한나, 베컴 등 국제적으로 유명한 인사들이 라부부 장식을 착용하고, 태국 총리실 장관 등 정치인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라부부와의 만남을 공유했으며 호주 멜버른의 한 결혼식에서는 신부가 꽃을 던지지 않고 라부부를 던졌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는 전 세계의 애호가들이 라부부 언박싱 동영상을 공유하고 있다. 글로벌화와 디지털화가 얽힌 시대에 작은 장난감이 국경을 넘어 사람들의 마음을 연결하는 문화 사절이 되었다. 라부부는 말을 할 줄 모르지만 문화의 장벽과 언어의 장벽을 허물어 사람들로 하여금 그를 통해 만나고 자유롭게 이야기하게 한다.

　라부부는 문화의 융합도 담고 있으며 라부부의 이미지는 매우 다양해 콜라보레이션, 연동, 한정판 출시 등 방식을 통해 우수한 문화 매개체가 된다. 허난성 정저우시의 한 매장에서 한 소녀가 라부부의 동양적 액세서리를 가리키며 친구에게 “이 자수 좀 봐, 우리 할머니의 치파오(旗袍) 무늬랑 비슷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라부부가 마네키네코(일본의 돈을 부르는 고양이) 요소와 융합되었고, 싱가포르에서는 라부부가 머라이언(Merlion)으로 변신했으며, 태국에서는 전통 실크 드레스를 입었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서는 라부부가 <모나리자>, <비너스> 등 세계 명화에 ‘돌입’됐다. 라부부는 본래 융합의 산물로 그에게는 동화의 정취가 있을 뿐만 아니라 고대 신화의 기운도 담겨 있으며, 현대적 문화 요소도 지니고 있다. 그래서 한 곳에 도착하자마자 빠르게 현지와의 거리를 좁힐 수 있고 빠르게 글로벌 문화 맥락과 융합될 수 있다.

　문화 해외 진출을 위한‘새로운 시나리오’

　오랫동안 세계 ‘장난감 공장’이었던 중국은 라부부를 앞세워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에서 ‘크리에이티드 바이 차이나(Created by China)’로 진화했다. 팝마트 창립자인 왕닝(王寧)은 과거에는 ‘중국의 디즈니’를 만들고 싶었지만 지금은 ‘세계의 팝마트’를 만들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라부부 열풍은 팝마트의 주가 급등을 이끌었고, 창립자인 왕닝을 허난의 최고 부자로 부상하게 했다. JP모건은 라부부를 헬로키티의 다음 주자로 간주하고 있다. 이 일련의 성과는 라부부가 빠르게 새로운 세대의 슈퍼 IP로 부상했음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중국 문화의 해외 진출을 위한 새로운 사고와 영감을 제공했다. 비록 거대한 서사를 이야기하지 않더라도가벼운 트렌드 표현에 의존하여 사람들과의 감정적 연결을 구축함으로써 중국의 IP를 세계 각지로 보낼 수 있다.

　팝마트의 해외 진출 경험은 참고할 가치가 있다. 라부부는 비록 최근에야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실제로 이미 10살이 되었고, 10년 동안 이 IP는 전국을 다녀오고 세계를 누비며 많은 팬층을 축적했다. 라부부 열풍은 갑자기 인기를 얻은 것이 아니라 장기주의의 승리였다. 팝마트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데에는 독특한 경로가 있다. 각 IP는 서로 다른 시장을 겨냥하고 있으며, 각 IP는 현지 문화 기호를 심어 채널 선행+문화 장벽 타파+현지화 방식을 통해 지역 장벽을 허물고 ‘중국 IP’의 진입을 실현하고 있다. 라부부 열풍 뒤에 있는 중국 제조업의 지원, 체계가 완비된 산업 체인, 성숙한 산업 생태계, 강력한 산업 체인 공급 능력은 중국 아트토이의 해외 진출이 안정적으로 멀리 나아갈 수 있게 한다. 중국의 이야기를 잘 전하려고 꼭 중국의 옛 이야기만 할 필요는 없다. 라부부는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으며, 이는 중국 문화 수출 경로가 점차 다양해지는 전형적인 사례다. 작은 인형 하나가 더욱 부드럽고 따뜻한 방식으로 사람들과의 감정적 거리를 좁히며 다문화적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나의 현상적인 IP는 무한한 창의력으로 세계가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하나의 ‘만질 수 있는 문화의 상징’은 중국의 또 다른 문화 명함이 되어 세계가 ‘크리에이티드 바이 차이나’의 또 다른 가능성을 엿보게 하고 있다.